시리 통해 말로 컴퓨터 켜기
By Homin Lee
최근 아이폰 15 프로를 샀습니다. 계속 안드로이드만 써 왔기에 처음 보는 기능이 많더라고요.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게 제일 아쉽지만 대체로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그 중, 기본으로 설치되 있는 “홈” 이라는 앱이 있는데, “홈 킷"이라는 악세서리(또는 장치)를 폰 (또는 타블렛)에서 제어할 수 있는게 있더라고요.
악세서리가 비어있는채로 보이는게 좀 횡하던 차에 HomeSpan 이라는 ESP32 보드로 홈 킷 장치를 만들 수 있는 아두이노 라이브러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ESP32는 모듈을 아두이노 보드와 같은 형태로 다양한 업체에서 만들어 판매되는데 아두이노보드와 다른 MCU를 탑재해 과거에는 사용이 조금 까다로왔었지만 대체로 아두이노보다 작고 WIFI/BT가 빌트인 되는게 장점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아두이노 IDE에서 ESP32 계열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취미로 전자공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사 둔 ESP32S2 보드가 있어서 이걸 사용해서 HomeSpan을 기본 샘플을 돌려보니 여기서도 잘 동작하더라구요.
제 집에는 윈도우 PC가 한 대 있는데, 현재는 TV옆에다 놓고 TV에서 게임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동선은…
- PC에 다가가서 전원을, 발로, 켬
- 뒤로 떨어져 앉아 TV를 리모컨으로 켬
- 키보드로 PIN 입력하여 로그인
- 조이스틱 HOME 버튼으로 게임 런쳐 실행 후 게임 시작
여기서 PC를 켜고 끄려고 왔다갔다 앉았다 일어났다하던게 영 귀찮던 차에 홈킷을 사용하면 말로 할 수 있겠더군요.
PC의 전원버튼은 일종의 푸쉬버튼으로 메인보드의 두 핀을 일시적으로 연결해 주는 역활을 합니다. 해서 다음과 같이 쓱싹쓱싹 컨셉을 그려봤습니다.
뭐가 많이 있지만 ESP32에서 나오는 출력은 릴레이로 가는 선 뿐이며, ESP32보드가 제어하는 릴레이가 발 대신 메인보드의 전원핀을 연결해 줍니다.
기존의 전원버튼은 ESP32의 입력으로 사용해 그전처럼 발로도 계속 켤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부품들을 모아갑니다.
전자공작에는 작은 부품들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종류별로 모아놓았던 통에서 꺼내어 작은 박스같은곳에 이 프로젝트를 위한 부품들을 모아두면 관리하기 좋습니다.
오른쪽의 3핀 모듈을 3V3 레귤레이터인데 다 만들고 생각해보니 ESP 개발보드가 5V입력을 받아도 자체적으로 3V3으로 낮추며, 마이컴 외에 전류가 추가로 들어갈 곳도 딱히 없어서 불필요 했었네요.
자주 하면 예쁘게 만들 수 있겠지만, 저는 와이어링을 배운적이 없으므로 되는 대로 합니다.
- 입/출력 단자를 종류에 따라 한쪽 면에 모아두면 좋습니다.
- LED는 SW에서 로그메시지와 같은 역활을 합니다. 귀찮아도 추가하면 반짝거려서 더 좋습니다.
- ESP32S3보드는 핀맵이 모드 뒷편에 있길래 그냥 뒤집에서 꼳을 수 있게 핀헤더를 땜 했습니다.
녹색 단자는 이 모듈의 5V 전원 입력 단자인데… PC가 꺼져있는 상태에서 본체 내부에서 5V 전원을 얻는 방법이 마땅치 않더라구요.
구글링한 결과 전선을 탈피하지 않고 연결할 수 있는 T자형 클립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ATX 파워의 5VSB(StandBy) 전원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파워는 미관상의 이유인지 전선의 종류를 더이상 색으로 구분하지 않고 죄다 검은색이라, 제 위치를 확인 또 확인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릴레이도 모듈을 싸게 살 수 있길래 따로 회로를 꾸리지 않고 쉽게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릴레이에서 나오는 노란색 선 두개가 메인보드로 들어가는데,
먼저 전원을 넣고, 뭔가 타지 않는지 테스트 해 봅니다.
잘 되네요.
폼보드에 글루건으로 고정하고, 케이스에는 듀얼락이라는 벨크로 스티커(잘 고정되고 서로 떼기도 쉽습니다)를 사용해 자리잡아 줬습니다.
그럼, 동작하는것 보시죠. 편안~
홈 킷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의 카테고리에 푸쉬버튼이 없어서 좀 애를 먹었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스위치를 켜면 500ms 후에 바로 끄도록 코딩을 했습니다.
오랬만에 아두이노 IDE를 다운로드 받아봤는데, 예전해 비해 많이 발전했더라고요. 보드매니져, 라이브러리매니져가 있어서 온라인에서 자동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편집기도 깔끔해 보입니다만, 여전히 프로들을 위한 편집기는 아니긴 합니다. 특히 vim 모드가 없어서 고통받았습니다.
다 만들고 나니, 누가 기성품이 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하늘아래 새로운 건 없고, 왠만하면 사서 쓰자… ㅎㅎ